==◆ 삶의향기
아버지에 대한 잔상
해피리치학다리
2006. 1. 20. 16:30
지난 일요일(1/15- 음 12/16)은 돌아가신 아버지 생신날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지도 벌써 7년으로 접어들고 있다
불현듯 어려서의 기억이 떠올라 극적이고 있다
허름한 우리집은 비만오면 방 곳곳에 양동이를 받쳐 놓고
밤새 방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빗방울의 연주를 들어야 했다
공무원 월급이 얼마나 박봉이었는지
너나 없이 어려운 시절이라지만 고급 공무원인 아버지
하지만 우린 늘 퉁퉁 불린 국수를 먹어야했던 기억이 난다
드디어는 어머니가 취직을 해야했고
누구보다 청렴하셨던 아버지
우리집 대문엔 문패가 없었다
누군가 방문을 하면 집이 너무 허름하다보니 설마 저런집에 사실까?
(문패가 없으니 확인도 안하구)하고 되돌아 갔다는 일화가 있다
또하나의 일화는
당시 행시를 패스하고 사무관으로 있던 부하직원이
내 동생의 소매가 헤실헤실 해진 옷을 입고 있는걸 보고 충격을 받아
공부원을 하다가는 저리 밖에 못사나보다 하고 공무원을 그만 두었다는 ...
지금은 웃으면서 얘기 할 수 있지만 그땐 가난이 넘 싫었는데...
어찌어찌 누군가 선물이라도 들고 오는 날이면
아버지가 돌아오시기 전에 모두 잠자는척 해야 했었고
그 선물은 당장 돌려주라는 불호령이 떨어지고
때론 마당으로 던지시기까지 했던 살벌한 기억이 ...
그러니 뇌물의 뇌자도 모르고 자란 난
성인이 되어 가끔 직원들이 내미는 작은 정성까지도 어색하고 했었던 기억이 새롭다.
부정부패 얘기가 나올때면 자랑스럽게 어깨를 펼 수 있음에 감사를 하고
오늘 꾸물거리는 날씨 탓일까?
돌아가신 어버지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