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
- 이지영 -
엊그제는 눈이 오더니
오늘은 비가 내립니다.
엊그제는 공원에 나가
흩날리는 눈을 바라보며
호숫가를 서성였습니다.
나무다리 아래로 몰려드는
잉어들에게 줄 먹이를 살 동전 한잎
주머니에 넣지 못하고 온걸 후회하며...
오늘은 후두둑 후두둑
유리창을 때리는 빗소리를 틀으며
눈이 오던 날보다 더 추위를 느낍니다.
보일러 온도를 한껏 높여 놓고
커피 한 잔을 타기 위해
가스레인지에 불을 올립니다.
쉬~익 쉭 주전자에 물 끓는 소리가 들리고
잔잔한 음악이 귓가를 울립니다.
나를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사람~
늘~
겨울보다 봄이 오는 이즈음이 더 춥습니다.
봄이오는 소리가 들리면
가슴에서는 바람소리가 들립니다.
멀리 보이는 태극기가 바람에 흩날리듯
내 마음도 바람타고 날아 오릅니다.
구름이 흩어지듯
내 마음도 하늘 위로 흩어집니다.
2007. 03. 10.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