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향기

또 다른 이름

해피리치학다리 2007. 4. 14. 12:09

      또 다른 이름 --- 이 지 영 --- 학다리는 내가 처음 가졌던 닉이다. 아주 단순한 이유로 만든 것인데 어느날 메일을 받은 친구가 물어왔다. "학의다리"가 뭐야 난 메일이 그 이름으로 가는 줄도 모르는 아주 맹탕이었다. 메일은 늘 직장 주소 메일을 사용했으니 그 닉으로 쓸 일이 없었고 퇴직을 하고나니 자연 직장 메일은 쓸수가 없었고 예전 만들어 두었던 메일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그렇게 표시되어 가는 줄을 몰랐으니~ 그렇게 내 닉은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리곤 한 카페에 들면서 불리어 지기 시작했다. 학의다리가 좀 그런것 같애서 "의"자를 빼고 "학다리"라 했는데 그때부터 물음이 시작되었다. 첫째는 "학다리가 고향이세요?" 학다리라는 지명이 있는 줄도 몰랐던 난 당황스러웠고 그제야 "학다리"라는 지명에 "학다리"라는 학교도 있으며 "학다리"라는 다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 네~ 그냥 말 그대로 날아다니는 학의 다리예요" 그러고 나면 다시 질문이 이어진다. 둘째는 "아~ 그럼 다리가 기~~세요?" 이런이런~~ "아니요~ 키가 크질 않으니 다리도 그냥~ " 늘~ 이렇게 이름의 부연 설명이 필요했다. 메일 주소(jangja-na)가 그렇듯 98년부터 한 오년간 장자강의를 들으면서 아니 그 훨씬 이전 윤재근님의 장자 철학우화를 접하면서 장자에 빠져 메일주소도, 닉도 장자와 연관지어 지었다. 그것이 내 또다른 이름이 되고 내 사고의 틀을 바꾸어 주었다.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느긋해지는 여유를 부릴 수 있었고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고나 할까 직장에서 후배들이 얘기했었다. "꼭 도 닦으신 분 같애요" 나름 노력은 해도 아직도 잘 안되는게 마음닦기이다. 마음 비우기이다. 그럼에도 또 다른 내 이름은 나를 이름처럼 닮아가게 하는 것은 아닌지... 이름이란 그래서 잘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나타내는 또 다른 이름 본내 이름은 나와 상관없이 부모님에 의해 지어진다. 하지만 닉이란 내가 나를 표현하는 또 다른 나임을~ 내가 짓는 내 닉은 내가 표현하고 싶은 내 모습이고 남이 지어주는 내 닉은 남이 나를 보고 느끼는 또 다른 내 모습임을... 때문에 보다 긍정적인 모습으로 비추워지기를 소망한다. --- 2007. 04. 14. 토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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